“폐배터리 순환 가속…탄소 네거티브 실현할 겁니다”

입력 2022-10-06 06:00   수정 2024-03-08 13:39

[한경ESG]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탄소중립 사회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전기차의 핵심 동력인 배터리 산업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리딩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RE100(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과 탄소중립, 배터리 재순환 전략 등에서 글로벌 기업 중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여의도 파크원에서 박일규 LG에너지솔루션 ESG 담당을 만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대표적 친환경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꼽힙니다.

“반도체가 현재 산업의 머리라면, 배터리는 심장입니다. 배터리는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과 인류 문명의 진일보를 위한 핵심이죠. 사업의 본질이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을 위해 고객에게 에너지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만드는 배터리 역시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용 전 광물부터 사용 후 배터리 처리까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재료 생산부터 사용, 폐기, 재사용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에 걸친 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자 하며, 이를 위한 퍼펙트 클로즈드 루프(perfect closed loop)를 구축하려 합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한경ESG>가 실시한 2022 ESG 브랜드 평가에서 환경 부문 랭킹 1위, 종합 랭킹 4위에 올랐습니다. 비결이 무엇입니까.

“CEO가 직접 선정 결과를 보고 직접 담당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전 세계 친환경 정책의 핵심인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 기업 자체가 지닌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RE100 등 LG에너지솔루션이 실질적으로 ESG 실행력을 갖추려 노력하는 부분도 고려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를 친환경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게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견인하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RE100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4월 배터리업계 최초로 RE100, EV100에 동시 가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RE100의 목표인 2050년보다 20년 앞당긴 2030년까지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과 업무용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전기는 사용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고, 또 전기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으로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의 제로화가 가능합니다. RE100은 우리의 의무를 완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2019년 폴란드 공장을 시작으로 2020년 미국 공장에서 RE100을 달성했고, 한국과 중국의 공장도 점진적으로 전환율을 높여 지난해에는 RE100에 가입한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전환율(33%)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말 기준으로는 재생에너지 전환율 60%를 달성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 최초로 RE100 사무국의 정책자문기구에 참여해 조금 일찍 재생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며 겪은 경험을 나누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RE100 멤버스 포럼에 참여하느라 뉴욕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기후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 막 관심이 생긴 우리에게는 좀 가혹하지만,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실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같은 전문 용어들이 시사 상식이 될 정도죠. 배터리를 납품받는 자동차 회사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고요. LG에너지솔루션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충전(We CHARGE toward a better future)‘을 내걸고 2040년 배터리 제조와 직간접 배출인 스코프 1·2에서의 탄소중립 달성과 2050년 스코프 3까지 포함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제조 과정 중 공정에서 직접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거의 없으나, 열이나 전기 등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전체 배출량의 70~80%가량이 전기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간접 배출이며, 나머지는 열, 스팀을 만들기 위해 화석연료(LNG 등)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2040년 탄소중립을 위해 에너지 효율화는 물론 연료를 전기보일러로 바꾸는 등 친환경에너지원 활용과 설비 전력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핵심은 공급망 탄소저감입니다. 배터리 전과정평가에 의하면 배터리 제조 과정보다 더 많은 탄소가 원재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원재료 탄소배출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감축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140여 개의 티어원(Tier-1) 협력사부터 티어엔(Tier-N)으로 확장해 궁극적으로는 광산에서부터 우리 회사에 이르는 전 밸류체인의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협력사의 RE100 참여 및 탄소저감 활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재활용 원재료의 사용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여, 배터리 탄소저감은 물론 배터리 원재료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려 합니다. 또 당사 사업장 외부에서 추가적 탄소저감 활동을 전개해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청주희망그린발전소 등 국내외 사업장 인근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및 ESS 설비를 설치해 지역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 바로 탄소 네거티브의 사례입니다. 그룹 차원에서도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협력사까지 탄소중립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텐데요.

“결국은 협력사들이 함께 재생에너지전환에 참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배터리 탄소저감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9월 주요 소재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기후 행동의 필요성 및 RE100 전환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했고, 국가별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을 고려해 각 협력사의 연도별 전환 계획과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또 협력사가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를 통해 구성된 기금으로 자가소비 목적의 태양광발전 시설에 투자하도록 지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ESG 리스크 측면에서 공급망 관리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직접 거래 관계인 티어원 국내외 원재료 협력사는 구매 평가와 연계해 매년 ESG 평가를 실시하고, 중대 부적합 이슈가 있거나 평가 결과가 낮은 협력사의 경우 현장 실사와 연계해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그 이행 결과를 모니터링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인권 및 노동 이슈 대응, 책임 있는 광물 구매, 환경적 지속가능성, 반부패와 안전보건 등 ESG 주요 이슈에 대한 협력사의 적극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당사와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티어엔 협력사의 경우 주로 코발트 공급망(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하는 아동노동, 환경안전 등 사회적이슈를 제3자 기관 실사를 통해 관리해왔지만 최근에는 테슬라와 함께 페어 코발트 얼라이언스(FCA)에 가입, 펀딩을 통해 아동교육 인프라 구축, 안전 개선 등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EU 배터리 규제, 기업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을 비롯해 OECD 가이던스 및 주요 국제규범 등을 반영해 배터리 공급망의 ESG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실사 프로세스를 연내 수립하고 검증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협력사가 그들의 협력사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 지침과 의무 사항을 규정(chain of custody)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자원순환과 관련한 폐배터리 재활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전기차에서 배출·수거된 사용 후 배터리에는 아직 70~80% 수준의 수명이 남아 있습니다. 전기차로 사용하기엔 부족할지 몰라도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용 후 잔여 수명 및 안전성을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지난 3월에는 전기차 소유주에게 배터리 수명과 상태를 알려주는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서비스 ‘B-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습니다. 또 이렇게 검증된 배터리를 전기차 충전소용 ESS(충북 오창)나, 신재생발전 연계 ESS(제주)로 활용하는 시범 사업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재사용하기 어려운 배터리는 분쇄·용해해 배터리 원료를 추출하고, 이를 다시 배터리 원재료로 재활용합니다.”

- 폐배터리 사업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나요.

“아직까지 재활용 메탈 사용의 경제적·전략적 장점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재활용 메탈 사용량 비중이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메탈 가격 변동 수준도 낮아져 사업성이 더 우수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갈수록 심화되는 주요 시장인 북미, EU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전략적 가치도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으로 대표되는 자국산 혹은 역내 가공을 장려하는 정책·규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원료인 니켈(Ni), 리튬(Li) 광산과 제련 시설이 부족한 북미·EU 시장에서 재활용 메탈 사용으로 역내 원료 수급률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 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뉴욕 기후 주간에서도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의 주주 서한에 담긴 다양성 이야기가 강조되었습니다.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DEI)은 기업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죠. 이를 위해 먼저 다양성 지표로서 ‘임직원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선정하고 각각 정량·정성 목표를 수립해 관리하고자 합니다. 특히 ‘여성 인재 파이프라인 육성을 통한 여성 임원 비율 점진적 확대, 배리어프리(barrier-free) 사업장을 위한 사내 인프라 검토 및 확충과 장애인 고용 확대, 미국 사업장 대상 소수인종 고용 확대 등에 초점을 둡니다. 또 공정성 측면에서 공정한 인사·교육·복리후생 제도를 강화하고, 임직원 능력과 자질에 따라 채용·승진·보상·훈련 등의 기회를 공정하게 제공하며, 성별·연령·인종·종교 등에 따른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포용성을 위해 CEO인 권영수 부회장이 지난 1월 공식 발표한 합리적 보고·회의 문화, 자율근무 문화, 수평 문화, 긍정 문화, 즐거운 직장 문화, 나눔 문화 등 ‘조직 문화 6대 과제’를 100% 내재화하고자 합니다. 임직원 만족도 서베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임직원의 불편한 경험을 CEO가 직접 듣고 빠르게 개선하는 엔톡(EnTalk), 사원 대표 협의체인 주니어 보드(Junior Board) 등의 채널을 운영합니다. 또 힐링 프로그램과 스트레스 케어, 심리상담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ESG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입니까.

“지난해 LG화학에서 분사 후 ESG 비전 등 경영전략 체계를 수립한 ESG 1.0 시기였다면, 올해는 IPO를 계기로 ESG 2.0으로 전환해 ESG 경영전략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ESG 실행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의 핵심 ESG 요구 과제를 중심으로 ESG 전략 과제를 재편하고, 협의를 통해 4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으며, 이행 및 성과 관리를 위해 핵심 과제별 중장기 로드맵 및 이행 목표를 수립 중입니다. 특히 임직원 ESG 내재화를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ESG 교육,’ ESG 트렌드 포커스 발간, ESG 캠페인 등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핵심 과제 로드맵 이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가시적 ESG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올해 말부터 EU나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기업 ESG 규제·정책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ESG 경영 거버넌스를 지속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ESG 성과뿐 아니라 ESG 전략 이행 과정에서의 애로 사항이나 기회 요소 등에 대해서도 체계적 공시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대담=장승규 편집장
정리=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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